백수 생활 중 -_-

기타 2009/01/08 22:15
잘(?)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지 일주일 정도 지났습니다. 돈을 안 버니 집에서 구박이 심하지만, 꿋꿋하게 견디며 지내고 있습니다. 딱 10년 전에 산업기능요원 지원 준비를 한답시고 반년 정도 백수로 지낸 때가 있었는데, 그때도 느꼈지만 저는 백수 체질인 것 같습니다. 백수로 지내다 보니 몸과 맘이 참 편합니다. 모아둔 돈만 좀 있다면, 백수로 평생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 제가 일본에서 태어났다면, 아마 프리터(freeter)가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.

음... 새로 시작해 보려는 일이 있는데, 경쟁이 워낙 치열한 일이라서 이게 잘 될진 모르겠습니다. 어쨌든 준비를 하면서 느낀 건, 실력이나 노력보다 주로 경력에 의해 수입이 결정되는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차이가 정말 크다는 것입니다. 누구든지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해 보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. 더 좋은 경험을 하려면, 회사를 설립하고 자신이 사장이 되는 게 제일 좋을 듯합니다. 운을 제외하면, 딱 자신이 노력한 만큼만 결과가 돌아올 테니까요. 노력한 만큼 보상이 정확히 돌아오는 직장에선 동기 부여가 안 될 수가 없습니다.

또 준비하다 보니, 제품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장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고, 그다음은 시장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내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. 창업하는 사람 중엔 아이템만 생각하고 시장 조사는 하지도 않은 채 무턱대고 뛰어드는 경우가 있는데, 이러면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먹힐 리가 없습니다.

그리고 제품 개발에서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사업적 통찰력이라는 게 절실하게 느껴집니다.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야말로,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는 진짜 능력임을 다시 깨달았습니다. 이미 존재하는 기술은 배우면 누구나 익힐 수 있지만, 존재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.

어쨌거나, 백수 생활은 참 즐겁습니다;;;
2009/01/08 22:15 2009/01/08 22:1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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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벼리군 2009/01/09 15:21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왠지 모를 부러움이.. ㅠ.ㅠ

    중요한건 기술이 아니라 상업적 통찰력이라는 말에는 100만배공감!!

  2. 대훈 2009/01/13 15:37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조만간 통닭먹으러 가겠습니다. ㅎㅎ

  3. jjm 2009/01/30 12:20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ㅋㅋㅋ
    난 이미 계란탕,잔치국수,만두국,청국장,
    김에참기름과식용유바르고소금발라서 살살 굽기에 통달했음.

  4. shg 2011/10/04 17:41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기술력이 엔진이라면, 영업은 타이어이다. -필립 피셔-

    어떤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보다는, 그 기술력으로 어떤제품을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, -켄 피셔-

   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정말로 자존심 상하는 말이지만, 어쨋든 동감하는 상황임.

    • 조순현 2011/10/09 22:03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

      네... 제품을 만들 때, 기술은 도구일 뿐이죠. 어떻게 만드는가보다 무엇을 만드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겠죠.